자신의 상황에 대해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 (Feat. 강력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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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상담을 진행하면서 내담자 분의 사연이 너무 아쉬운 부분이 있어 상담 후 칼럼을 작성해봅니다.
사실 이전부터 준비했던 칼럼인데, 오늘 상담하면서 마무리를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작성합니다.
이 글은 빠르게 결과를 보고 싶거나, 가치(프레임)를 빠르게 올리고 싶으신 분들,
그리고 상대방이 내게 매달리거나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으면 좋겠다는 조급함을 가지고 계신 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칼럼입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저희에게 상담을 받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다만 잘못된 상담이나 이벤트에 돈을 쓰시면 절대 안됩니다.
이벤트를 하라고 하는 업체에 상담받지 말라고 말씀드리는 데는 제대로 된 상담이 아닌 추가 금액 결제 등을 통해 말도 안되는 금액을 쓰게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번 후기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300~400만원의 거금을 들여 이벤트를 해야될 사람이라면
우리가 매달렸을 때 이미 잡혔어야 되는 사람입니다. 절대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오늘 내담자 분의 상황은 타업체를 통해 상담을 받았고 솔루션으로 "강력지침(상대방의 가치를 깎아내리거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는)과 함께
이별을 통보한 상대방에게 죄책감을 함께 심어주는 멘트"까지 덧붙여 있는 문자지침을 발송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강력지침이나 죄책감 심어주기 등은 장단점이 극명하기 때문에 내담자의 상황을 잘 살펴보고 처방해야 합니다.
오늘 내담자 분의 사연은 제 판단으로는 충분히 건강한 재회가 가능한 상황을(재회확률 90%)
강력지침과 죄책감을 심어주는 문자를 통해 독이 될 수도 있는,
어쩌면 90% 이상의 재회확률이 있는 건을 70%대로 낮추는 일종의 모험을 걸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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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후 상담까지 오는 내담자 분들은 대체로 마음이 조급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상대방에게 충분히 매달린 케이스들이 많고 지금 상대방을 놓치면 영원히 볼 수 없다는 불안감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들이 상담을 받을 때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들이 아래와 같습니다.
"상대방이 매달릴 수 있게 할 수 있나요?"
"상대방이 괴로워했으면 좋겠습니다."
"나를 절대 잊지 못하고 꼭 다시 연락오게 해주세요."
상대방이 매달리거나 직접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는 문자지침을 우리는 이를 강력지침이라고 부릅니다.
이 강력지침은 상대방의 가치(프레임)를 깎아버리고 내 가치를 올림으로써 상대방의 자존감은 낮추고 관계의 우위를 가져오려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만큼 강력하기 때문에 "강력지침"이라고 불리고 있죠.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장점과 단점이 명확한데, 장점으로는 단기간 내 상대방과 연락이 닿거나 재회까지도 이뤄낼 수 있다는 점이 있지만
단점으로는 명분이 없다면 신뢰감 측면에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있습니다.
얼죽연에서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적절한 상황, 정확한 명분이 없다면 가급적 보내는 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1. 맥락없이 사용하면 역반응을 초래한다.
정확한 명분이 없는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강력한 한방을 보내겠다며 강력지침을 사용하게 되면
맥락없는 뜬금포일 수 밖에 없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 사람 정신이 좀 이상한 것 같다." 는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황에 맞게 사용해야 합니다.
2. 매우 자극적이라 후유증이 크다.
강력지침은 매우 자극적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할 수 있지만 그 후유증 또한 큽니다.
예를 들어 강력지침을 통해 내담자에게 상대방이 연락을 하고 재회를 하더라도 상대방은 계속 그 지침이 마음 속에 남아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상대방의 연애자존감을 낮추게 되어 저자세를 유발하거나, 오히려 상대방의 자존심을 강하게 건들여 이전 상황보다 못한 상황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3. 안정적이지 않다.
만약 이별 후 재회까지 이르는 상황이 충분히 긍정적이기에 건설적인 방향으로 가치(프레임)와 신뢰감을 높일 수 있는데
강력지침을 사용한다면 재회 확률 자체를 모험에 걸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즉, 천천히 안정적으로 끌어올려도 충분히 90% 이상 재회가 가능한 상황을 모험을 함으로써 확률을 낮춰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굳이 도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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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강력지침이 꼭 필요한 사연이나 상황들은 존재합니다.
관계 전반에 걸쳐 프레임이 확실히 높았고, 명백한 상대방의 잘못이 있거나 빠르게 프레임을 높여야 하는 경우가 존재합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저 또한 강력지침을 드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 사용해야 하는 케이스가 제한적이고 연애 상황 뿐만 아니라 내담자가 강력지침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시나리오)을 이해할 줄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남자는 지속적으로 매력을 잃었고 여자는 더이상 관계를 지속하고 싶지 않습니다. 결국 마음은 식었고 이별을 통보하게 되었습니다.
남자는 여자를 잡기 위해 매달려보기도 하고 집앞에 찾아가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상황은 점점 악화되었고 어떻게든 재회를 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재회상담을 알게 됩니다.
상담사는 남자에게 프레임을 과도하게 잃었으니 강력지침을 보내자고 합니다.
"와 강력하게 가치(프레임)를 올려서 내게 미친듯이 연락이 온다고? 너무 좋다!"
남자는 낮아졌던 자존감이 한번에 회복되는 것 같고 이별 후 정신이 피폐해져 있는 상태에서 그대로 진행하게 됩니다.
매달리던 남자에서 갑자기 상대방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연락을 하는 소위 못된 남자가 된 느낌입니다.
여자는 자신에게 매달리던 남자에게서 뜬금없는 문자를 받습니다. 죄책감이 들고 재회하고 싶어질까요?
실상은 "뭐지..? 미친 X인가?" 이거나 "그나마 착한 거 하나 보고 만났는데 그것도 아닌 X 구나."
하고 남자에게 이렇게 답하거나 무시해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자에게 부족했던 것은 매력(가치, 프레임)입니다. 단순히 상대방을 깎아 내려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란 것이죠.
상대방의 마음을 흔들려면 우리의 상황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그에 맞는 답안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상담을 신청할 때 사연을 면밀히 작성해야 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상담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확인해야 합니다.
강력지침은 분명 효과는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명분이 있을 때 사용해야 한다는 걸 꼭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P.S) 이 글을 읽고 강력지침을 처방받으신 분들이 패닉이 오시진 않겠죠? 강력지침을 받으셨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강력지침의 단점을 알게 되었다고 해서 "제 상황에 강력지침은 아닌 것 같은데요." 하시는 분들은 없길 바랍니다 ^^
얼죽연 칼럼 마무리-